512 이름: 익명 게시일:2020/05/19(화) 22:30:14.32 여러분, 이상한 일이 있어서 이야기 좀 들어줄래요? 우리 학교 후문 근처에 있는 오래된 놀이터에서 일어난 일인데... 513 이름: 익명 게시일:2020/05/19(화) 22:32:07.55 512 무슨 일이야? 궁금하다. 514 이름:512 게시일:2020/05/19(화) 22:34:21.67 그 놀이터에는 오래된 그네가 하나 있는데, 밤이 되면 그 그네가 혼자서 움직여. 바람도 없는데 말이야. 515 이름: 익명 게시일:2020/05/19(화) 22:35:52.09 514 그거 좀 소름 끼치네. 누가 밀어주는 것처럼? 516 이름:512 게시일:2020/05/19(화) 22:37:24.81 아니, 그게 아니야. 그냥 혼자서 앞뒤..
매일 옆집에서 피아노 소리가 들렸다. 잘 모르는 사람이 듣기에도 아름다운 선율이고, 굉장히 기분이 좋아지는 연주였다. 처음에는 웬 피아노 소리인가 의아했지만 어느새 비슷한 시간에 들려오는 피아노 소리를 기다리게 되었다. 한 번은 슬쩍 옆집의 창문으로 연주하는 모습을 살펴보기도 했다. 아직 10대로 보이는 소녀가 굉장한 속도로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었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는 안 들었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 그 소리가 더는 들리지 않게 되었다. 처음에는 하루정도 빠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일주일 가까이 되니까 어떻게 된 건가 궁금해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결국 옆집을 찾아갔다. "아, 피아노 연주요? 아쉽지만 팔아버렸답니다." "그럼 피아노는요?" "팔아버려서 이제 연주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답..
요즘 매일 아침마다 불안해 미칠 것 같았다. 원인은 매일 오는 편지 때문이다. 말이 편지지 편지 봉투에 넣었을 뿐 제대로 우체국을 통해 온 것도 아니다. 적당한 종이에 대충 쓴 것을 접어 문틈으로 밀어 넣은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나갈 준비를 하고 신발을 신으려고 보면 신발 주변에 편지가 떨어져 있다. 누가 보내는 지도 모를 편지가 매일, 언제 왔는지도 모르게 몰래 놓여 있다면 누구라도 불안할 것이다. 특히 내용 때문에 더 그렇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오늘은 무엇을 할 계획인가요?] [어제 그 드레스는 정말 잘 어울려요.] [평소보다 늦게 오셨네요? 괜찮은 거예요?] 누가 봐도 스토커의 짓이 분명했다. 도대체 누구인지 주변을 찾아보기도 하고, 경찰에 신고도 해보았지만 성과는 없었다. 그저 우..
1. 이사를 한 집에 전주인이 다 시든 화분을 하나 두고 갔다. 내일 버려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침에 보니 꽃이 활짝 핀 화분이 있었다. 2. 비가 오는 소리에 깨어나 보니 창문이 열려 있었다. 창문을 닫고 침대에 누우려는데 창문에서 이어진 물 자국이 침대 아래로 이어져 있었다. 3. 어릴 때 많이 가지고 놀던 인형을 다시 찾았다. 그 인형은 어릴 때처럼 울었다. 4. 고물상에서 산 오래된 빈티지 레코드는 꽝이었는지 음악 대신 숨소리만 잔뜩 나왔다. 이제 보니 플레이어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 5. 집 앞 도로 공사장에 세워진 사람 모형을 보며 밤마다 깜짝 깜짝 놀라곤 했었다. 그런데 모형이 조금 달라졌다 싶은 날부터 파리가 점점 늘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2학년이던 그 해 여름, 우리 학교에서는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3층의 과학실을 사용하던 2학년 사이에서만 떠돌던 소문이다. 그 과학실에서는 작년에 실험 중 큰 사고가 나서 한 학생이 심하게 다치는 사고가 있었다고 한다. 그 후로 그 과학실은 한 번 폐쇄되어 아직까지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사고를 당한 학생은 작년 말에 병원에서 죽었다고 한다. 그런데 소문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상하게 사고가 있던 날에 쓰였다는 칠판의 글씨가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생들이나 선생님이 아무리 닦아도 다음 날이 되면 다시 그 글씨가 칠판에 나타난다고 한다. 그것은 "여기에 있으면 안 됩니다."라는 간절한 경고의 말이었다. 소문을 들은 나와 친구들은 호기심에 밤에 몰래 들어가 그 과학실을 확인하..
주말이다. 오늘은 가까운 공원을 가기로 했다. 안개 때문에 조금 어둡기도 하고, 너무 일찍 나왔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사람이 몇몇 있긴 했다. 축축해진 옷을 갈아입고 시간이 좀 지나자 햇볕이 따뜻하게 비쳤다. 어느새 공원은 가족들과 커플들로 붐비고 있었다. 이제 뭘 해야 할지 고민되었지만 일단 산책을 하기로 했다. 그러다 한 여자를 발견했다. 그 여자는 나와 매우 흡사한 옷을 입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냥 우연이겠지 생각했는데 볼수록 그게 아니었다. 똑같은 겉옷에 바지, 신발, 심지어 이어폰까지 같은 모델이었다. 지금 내가 입은 옷과 똑같은 옷을 입은 사람이라니...... 식은땀이 나고 긴장되었다. 그때 주머니 속에서 휴대폰이 울렸다. 깜짝 놀라 허둥지둥 옷을 뒤져 휴대폰을 꺼내 보니 메시지가 하나 와 있었..
1. 아이가 그린 우리 가족 그림은 꽤 잘 그려져서 우리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잠깐, 진짜 들리잖아? 2. 찬장이 기울어졌는지 밤이면 접시나 그릇이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조금씩 들린다. 내가 심각성을 느낀 것은 사용한 적이 없는 그릇에 손자국이 남은 것을 발견했을 때였다. 3. 거울을 보면 늘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도 웃음이 난다. 4. 계단을 내려갈 때 벽에 생기는 그림자가 마음에 안 들어서 조명을 새로 달았다. 조명 아래에서도 그 그림자는 사라지지 않았다. 5. 침대에서 내려가는데 무언가 내 발목을 잡았다. 깜짝 놀라 침대 위로 올려왔는데 그 무언가가 함께 올라왔다.
조별 보고서 방학 마지막 날이 되었다. 밀린 숙제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마지막으로 일기 형식의 자율 탐구 보고서가 남았다. 일주일에 한 번씩 조별로 모여 토론을 하고 그 주제로 개별 활동을 하여 작성하는 보고서다. 한 2주 차까지는 썼던 것 같은데 그 후로는 쓰지 않았던 것이 기억나 급하게 기억을 떠올려 보았지만 잘 되지 않았다. 절망하며 보고서를 펼쳤는데 놀랍게도 지난주까지, 그러니까 3주 차까지 보고서가 작성되어 있었다. 깜짝 놀라서 살펴보니 지난주에 했던 일들이 생각나며 '맞아, 그랬었지.' 하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2주 차가 아니라 3주 차까지 썼었던 것이다. 기분 좋게 이번 주 보고서를 작성하고 학교에 가져갔다. 그리고 다시 조별로 모였는데 아차 싶었다. 이 보고서는 내 보고서가 아니었다...
1. 창고에서 어릴 때 가지고 놀던 인형을 찾아 안고 잤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내 몸 전체에 작은 발자국이 남아 있었다. 2. 도망치는 사람들을 보며 영문을 몰라 길가에 서있었더니 한 소녀가 내 손을 잡았다. 그 소녀는 얼굴이 없었다. 3. 오래된 시계가 멈춰서 태엽을 감아주기 위해 의자를 놓고 올라섰다. 그때 귓가에 누군가 숨결을 불었다. 4. 캠핑을 하는데 친구가 모닥불에 감자를 구웠으니 먹자고 했다. 친구가 구운 감자에는 작은 손가락이 달려 있었다. 5. 아이는 놀이터 구석에서 땅을 파며 놀았다. 손목까지 들어갈 정도로 팠을 때 무언가 손을 잡았다.
이웃과 친해지기 뚜르르르르 여보세요? 야, 내가 어제 이사했잖아? 근데 여기 정말 너무 좋아. 이사하기를 잘 한 것 같아. 10층이라 그런지 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도 좋고,다른 것보다도 이웃 사람들이 너무 좋은 거 있지. 다들 친절하고 말도 잘 통해. 조금 걱정했는데 다들 식사 한 번 같이 하니까 금방 친해질 수 있더라구. 아, 손님 오셨다. 미안, 다음에 통화하자. 그래도 이분이 우리 동 마지막 사람이니까 이제 여유가 좀 있을 것 같아. 도시락 나눠 먹기 두 여자는 함께 점심 도시락을 나눠 먹었다. 오늘 메뉴는 샌드위치였다. A가 좋아하는 양상추 샌드위치였는데 동료는 언제부터 그렇게 채소를 좋아했냐며 웃었다. A는 한 입 크게 먹더니 보기보다 피클의 상큼한 맛이 좋다며 웃었다. 그들은 샌드위치를 다 먹..
1. 갑자기 일식이 일어나 사람들이 모두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검게 변한 태양이 눈을 떴다. 2. 텅 빈 집에서 냉장고 문이 홀로 열리고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안을 확인해 보니 머리카락 한 움큼이 사라져 있었다. 3. 따뜻한 난로 앞에서 잠에 빠졌다.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온 집안이 불이었다. 4. 길을 걷다가 땅이 갑자기 무너지는 함정에 빠졌다. 정신을 차려보니 누군가 뚜껑을 덮었다. 5. 어느 날 갑자기 웃음소리만 들리는 방송이 나왔다. 처음에는 이게 뭔가 싶었는데 어느새 그 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모두 웃기 시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편의점 CCTV 편의점에서 알바를 시작했다. 매일 밤 10시에는 편의점을 잠시 닫고 청소를 했다. 그런데 묘하게 청소를 하는 동안 누군가 자신을 살펴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혹시나 싶어 CCTV를 살펴봤지만 다른 사람은 찍히지 않았다. 사장님은 누가 밖에 있는 낌새도 없었고, 혹시 있더라도 문이 튼튼하니 걱정 말라고 하셨다. 그 말을 들으니 안심이긴 하지만 역시 기분이 좀 이상하기 했다. 계획 여행 M는 무엇을 하든 계획을 세워서 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는 여행을 가면 모든 일정을 정확히 계획하고, 그 계획대로 행동했다. 여자친구와 여행을 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모든 일정을 계획대로 보냈다. 그리고 하룻밤은 우연히 만난 사람들과 갑자기 생긴 파티에 참석했다. 그들과 함께 밤새도록 춤추고 노래하며..
1. 어둠 속에서 빛나는 눈이 점점 가까워졌다. 가까이 와서 보니 눈만 있었다. 2. 이웃집 중에 매일 아이가 울고, 부모가 고함치는 소리가 들리는 집이 있다. 어느날부터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3. 새벽의 안개는 무언가 상쾌한 기분이 들어 깊게 들이마셨다. 그리고 아무리 숨을 쉬어도 안개는 빠져나가지 않고 쌓여만 갔다. 4. 라디오를 들으며 운전을 하는데 갑자기 라디오에서 끔찍한 비명이 나왔다. 비명은 라디오가 아니라 창밖에서 나는 것이었다. 5. 대청소를 했더니 집안 곳곳에 밴 냄새가 좀 줄어든 느낌이었다. 하지만 역시 시체를 덮었던 이불은 버려야 할 것 같다.
창 밖의 주민 새로 이사 온 아파트는 솔직히 꽤 즐거웠다. 특히 15층이라 좋아했는데, 멀리까지 보이는 풍경이 마음에 들었다. 거실에는 큰 창문이 있어 햇볕이 잘 들어왔고, 새로 마련한 화분들이 테라스를 더욱 화사하게 만들어줬다. 주말이면 창문을 열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책을 읽는 것이 새로운 취미가 되었다. 창문을 열면 만날 수 있는 이웃 주민들의 얼굴들도 늘 한결같아 좋았다. 반려동물 금지 오늘도 학교에서 친구들과 즐겁게 놀았어요. 이제 다 놀고 집으로 가는 중이었는데 사랑스러운 강아지를 만났어요. 조금 쓰다듬어주고 놀아주자 강아지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따라왔어요. 엄마는 "우리 집에는 반려동물 금지라서 이렇게 데려오면 안 돼."라고 하셨어요. 하지만 다른 방법을 잘 몰라서 어쩔 수 없었어요. ..
1. 뒤뜰의 작은 나무 밑에서 무언가가 땅을 파는 소리가 들렸다. 몰래 가보니 신선한 무덤이 하나 새로 생겼다. 2.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집 안은 완전히 엉망진창이었다. 그리고 온 사방에 내 이름과 누군지 모를 이름이 함께 쓰여 있었다. 3. 나는 의뢰에 따라 장례식을 기획했다. 문제는, 그 묘비에 새겨진 이름이 나의 것이라는 점이었다. 4. 친구와 캠핑을 하다가 장작이 모자라 아무거나 넣고 불을 피웠다. 다음 날 보니 우리가 장작 대신 사용한 것은 뼈였다. 5. 오랜만에 시골에 내려온 김에 부모님 얼굴을 봐야겠다. 작년에 돌아가셨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