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마트폰을 바꿨는데 집 와이파이 인식이 너무 오래 걸린다. 연결 가능한 기기 목록에 외부 연결 카메라 두 대는 뭐야? 2. 싸구려 숙소를 잡았더니 바람이 불 때마다 방문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난다. 다음 날 보니 방문에 손톱자국이 가득했다. 3. 옆집이 이사를 갔는데 방에 불이 켜져 있었다. 불을 켜두고 간 건가 싶어서 들여다보다 누군가와 눈이 마주쳤다. 4. 잔소리하는 남편을 무시하며 화장대에 앉았다. 거울에는 남편이 보이지 않지만 잔소리를 계속 들려오고 있었다. 5. 잠을 자려는데 아이들 웃는 소리가 유난히 거슬려 참을 수가 없었다. 짜증이 나서 이불을 머리 위까지 덮었는데 웃음소리가 더 선명하게 들렸다.
1. 자려고 하는데 옷장 문이 스르륵 열렸다. 옷장을 닫으려다가 옷 사이로 보이는 눈과 눈이 마주쳤다. 2. 근처 나무에서 매일 새소리가 들렸는데 그게 갑자기 멈췄다. 무슨 일인가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 보니 새 둥지에는 잘린 인형 머리가 있었다. 3. 옆집에서 자꾸 벽을 두드리기에 항의하러 갔다. 옆집에서는 오히려 내가 벽을 두드리는 거 아니냐며 항의했다. 4. 어두운 골목 사이로 하얀 손이 보였다. 후우, 잃어버린 줄 알았네. 5.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인형을 모았다. "다 모였으면 이제 인간들을 제거하고 이 집을 점령한다."
1. 매일 침대 밑에서 누군가 숨을 쉬는 소리가 들린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확인해보면 확실히 죽어 있는 게 맞다. 2. 자다 깨서 불을 켜니, 아직 밤이라 그런지 어두운 창문에 방이 비치고 있었다. 그게 눈을 깜빡여서 겨우 창문이 아니라 눈동자에 비친 거라는 걸 깨달았다. 3. 집주인은 장롱을 제외하면 다른 가구는 그냥 써도 된다고 했다. 장롱도 쓰고 싶다고 했더니 아직 풀어줄 때가 안 돼서 안 된다고 했다. 4. 이 가족 묘지공원에는 가족들이 많이 오는 편이다. 일단 아직은 묘지공원이 아니지만 이제 그렇게 될 거다. 5. 거울 너머로 내가 아닌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슬쩍 웃으면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는 게 어찌나 웃기는지 모른다.
1. 누르면 소리가 나는 인형을 샀는데 누를 때마다 다른 소리가 난다. 자세히 보니까 진짜로 입을 오물거리고 있었다. 2. 요즘은 밤에 누군가 창문으로 지켜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겨울이 됐나 싶으니 창문 한 구석에만 성애가 잔뜩 끼었다. 3. 어느 각도에서 봐도 눈이 마주친다는 그림을 샀다. 그게 고개를 들린다는 뜻인 줄은 몰랐다. 4. 나는 겁이 없는 편이지만 역시 방문을 열자마자 누가 튀어나오면 놀랄 수밖에 없다. 혼자 사는 집이었으니까 말이다. 5. 누군가 고양이를 괴롭히는 듯 고양이 비명이 30분이 넘게 이어졌다. "이 빌어먹을 고양이 새끼는 왜 몇 번을 찔러도 안 죽는 거야!"
1. 밤마다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리는데 일어나 보면 바뀐 게 없다. 잠을 안 자고 기다려보니 분명 무언가 움직이는데 보이는 것은 없었다. 2. 술에 너무 취한 남자는 대충 바람만 들지 않는 장소를 찾아 드러누웠다. 야간작업에 투입된 인부들은 너무 귀찮은 나머지 확인도 하지 않고 구덩이를 묻어 버렸다. 3. TV 채널을 돌리다 뭘 누른 건지 외부 입력 기기로 연결되었다. TV 화면에는 이제 내가 TV 보는 모습이 나오고 있었다. 4. 가끔 사람들 사이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아무도 없을 때도. 5. 거울을 볼 때는 항상 거울에 비친 눈을 바라보았다. 공포에 질린 사냥감의 눈이 참 좋았다.
1. 집안 곳곳에서 시계의 초침 소리가 들린다. 아날로그시계는 모두 버리거나 고장 났는데도 말이다. 2. 밤이면 부엌에서 그릇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아침에 가보면 항상 모든 식기가 깨끗이, 내가 정리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쌓여 있었다. 3. 졸다가 비명 소리에 화들짝 깨어났다. 식사 시간에 졸다니 피곤하긴 피곤했나 보다. 4. 자다가 깼을 때 웃는 얼굴이 정면으로 보였다. 그 얼굴은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다시 웃으며 천장으로 사라졌다. 5. 아이의 귀를 파주자 흙이 잔뜩 나왔다. 역시 관을 안 쓴 무덤은 이게 문제다.
1. 밤마다 악마가 창문을 두드리는 악몽을 꾸다 깨어난다. 하루는 꿈 속에서 이게 꿈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는데 창문이 아니라 거울이었다. 2. 벽지가 길게 찢어진 것을 발견했지만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벽지를 보수하기 위해 그 부분을 벗겨내 보니 벽에서 손가락 하나가 튀어 나와 있었다. 3. 짐 정리를 하다 장난감 상자를 열어 보았더니 모든 인형들이 나를 보는 방향으로 정렬 되어 있었다. 다음 날도 짐 정리를 하는데 장난감 상자가 열려 있고, 인형들은 보이지 않았다. 4. 아파트에서 나갈 때마다 복도에서 자주 마주 치는 사람이 있다. 오늘 알게 된 사실이 있는데 내가 복도라고 생각한 것은 사실 거울이었다. 5. 새벽에 일어났는데 너무 목이 말라 물을 마시러 주방에 갔다. 물을 마시고 나서 보니 싱크대에..
1. 침대 아래에서 오래전에 잃어버린 인형을 찾았다. 어제 청소했을 때는 아무것도 없었다. 2. 서랍장에서 무언가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급하게 열었다가 그 안에 있는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다행히 다시 살아나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3. 새벽에 잠이 깨서 나와보니 주방에 불이 켜져 있고 누군가 음식을 하는 그림자가 보였다. 사람은 없고 그림자만 있었다. 4. 집 안에 거울이란 거울은 모두 깨졌다. 이제 내 모습이 비치는 것은 가족의 눈뿐이다. 5. 들고양이가 자주 머무는 창가에는 항상 고양이의 그림자가 들어온다. 오늘은 고양이도 없이 그림자가 들어왔다.
요즘 매일 아침마다 불안해 미칠 것 같았다. 원인은 매일 오는 편지 때문이다. 말이 편지지 편지 봉투에 넣었을 뿐 제대로 우체국을 통해 온 것도 아니다. 적당한 종이에 대충 쓴 것을 접어 문틈으로 밀어 넣은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나갈 준비를 하고 신발을 신으려고 보면 신발 주변에 편지가 떨어져 있다. 누가 보내는 지도 모를 편지가 매일, 언제 왔는지도 모르게 몰래 놓여 있다면 누구라도 불안할 것이다. 특히 내용 때문에 더 그렇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오늘은 무엇을 할 계획인가요?] [어제 그 드레스는 정말 잘 어울려요.] [평소보다 늦게 오셨네요? 괜찮은 거예요?] 누가 봐도 스토커의 짓이 분명했다. 도대체 누구인지 주변을 찾아보기도 하고, 경찰에 신고도 해보았지만 성과는 없었다. 그저 우..
1. 이사를 한 집에 전주인이 다 시든 화분을 하나 두고 갔다. 내일 버려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침에 보니 꽃이 활짝 핀 화분이 있었다. 2. 비가 오는 소리에 깨어나 보니 창문이 열려 있었다. 창문을 닫고 침대에 누우려는데 창문에서 이어진 물 자국이 침대 아래로 이어져 있었다. 3. 어릴 때 많이 가지고 놀던 인형을 다시 찾았다. 그 인형은 어릴 때처럼 울었다. 4. 고물상에서 산 오래된 빈티지 레코드는 꽝이었는지 음악 대신 숨소리만 잔뜩 나왔다. 이제 보니 플레이어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 5. 집 앞 도로 공사장에 세워진 사람 모형을 보며 밤마다 깜짝 깜짝 놀라곤 했었다. 그런데 모형이 조금 달라졌다 싶은 날부터 파리가 점점 늘기 시작했다.
1. 아이가 그린 우리 가족 그림은 꽤 잘 그려져서 우리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잠깐, 진짜 들리잖아? 2. 찬장이 기울어졌는지 밤이면 접시나 그릇이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조금씩 들린다. 내가 심각성을 느낀 것은 사용한 적이 없는 그릇에 손자국이 남은 것을 발견했을 때였다. 3. 거울을 보면 늘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도 웃음이 난다. 4. 계단을 내려갈 때 벽에 생기는 그림자가 마음에 안 들어서 조명을 새로 달았다. 조명 아래에서도 그 그림자는 사라지지 않았다. 5. 침대에서 내려가는데 무언가 내 발목을 잡았다. 깜짝 놀라 침대 위로 올려왔는데 그 무언가가 함께 올라왔다.
1. 창고에서 어릴 때 가지고 놀던 인형을 찾아 안고 잤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내 몸 전체에 작은 발자국이 남아 있었다. 2. 도망치는 사람들을 보며 영문을 몰라 길가에 서있었더니 한 소녀가 내 손을 잡았다. 그 소녀는 얼굴이 없었다. 3. 오래된 시계가 멈춰서 태엽을 감아주기 위해 의자를 놓고 올라섰다. 그때 귓가에 누군가 숨결을 불었다. 4. 캠핑을 하는데 친구가 모닥불에 감자를 구웠으니 먹자고 했다. 친구가 구운 감자에는 작은 손가락이 달려 있었다. 5. 아이는 놀이터 구석에서 땅을 파며 놀았다. 손목까지 들어갈 정도로 팠을 때 무언가 손을 잡았다.
1. 갑자기 일식이 일어나 사람들이 모두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검게 변한 태양이 눈을 떴다. 2. 텅 빈 집에서 냉장고 문이 홀로 열리고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안을 확인해 보니 머리카락 한 움큼이 사라져 있었다. 3. 따뜻한 난로 앞에서 잠에 빠졌다.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온 집안이 불이었다. 4. 길을 걷다가 땅이 갑자기 무너지는 함정에 빠졌다. 정신을 차려보니 누군가 뚜껑을 덮었다. 5. 어느 날 갑자기 웃음소리만 들리는 방송이 나왔다. 처음에는 이게 뭔가 싶었는데 어느새 그 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모두 웃기 시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 어둠 속에서 빛나는 눈이 점점 가까워졌다. 가까이 와서 보니 눈만 있었다. 2. 이웃집 중에 매일 아이가 울고, 부모가 고함치는 소리가 들리는 집이 있다. 어느날부터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3. 새벽의 안개는 무언가 상쾌한 기분이 들어 깊게 들이마셨다. 그리고 아무리 숨을 쉬어도 안개는 빠져나가지 않고 쌓여만 갔다. 4. 라디오를 들으며 운전을 하는데 갑자기 라디오에서 끔찍한 비명이 나왔다. 비명은 라디오가 아니라 창밖에서 나는 것이었다. 5. 대청소를 했더니 집안 곳곳에 밴 냄새가 좀 줄어든 느낌이었다. 하지만 역시 시체를 덮었던 이불은 버려야 할 것 같다.
1. 뒤뜰의 작은 나무 밑에서 무언가가 땅을 파는 소리가 들렸다. 몰래 가보니 신선한 무덤이 하나 새로 생겼다. 2.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집 안은 완전히 엉망진창이었다. 그리고 온 사방에 내 이름과 누군지 모를 이름이 함께 쓰여 있었다. 3. 나는 의뢰에 따라 장례식을 기획했다. 문제는, 그 묘비에 새겨진 이름이 나의 것이라는 점이었다. 4. 친구와 캠핑을 하다가 장작이 모자라 아무거나 넣고 불을 피웠다. 다음 날 보니 우리가 장작 대신 사용한 것은 뼈였다. 5. 오랜만에 시골에 내려온 김에 부모님 얼굴을 봐야겠다. 작년에 돌아가셨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