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창고



좀처럼 잠들기 어려운 밤이다. 잘 때다 지났지만 이상하게 정신이 또렷하다. 처음 있는 일은 아니지만 오늘은 정도가 조금 심했다.

일부러 눈을 감고 열심히 잠을 청해보았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한참을 뒤척이다 옆으로 돌아누운 채 눈을 뜨고 말았다.

"흡!"

정신을 차렸을 때는 식은땀을 흘리며 천장을 보고 있었다.

뭐였을까. 분명 사람 같았는데......

방에 있을 리 없는 낯선 사람.

명암이 확실하지 않은, 색이 느껴지지 않는 사람.

그리고 그 커다란 눈.

귀신이라도 본 걸까?

아마 잠이 안 온다고 뒤척이나 어느 순간 잠이 들고, 악몽을 꾼 모양이다.

"후우......"

겨우 잠들었는데 악몽 때문에 깨다니...... 아쉬운 일이다.

바로 저기에 귀신이......

"허읏!"

어느새 또 천장이 보인다.

뭐였지? 방금 전에 그 귀신?! 꿈을 깬 게 아니었나?

그저 놀란 것과는 전혀 다른 감각이 등을 타고 오른다.

설마......

"읍!"

또 있다! 바로 옆에 있다! 사람 같지 않은 큰 눈으로 계속 날 보고 있었어!

또다시 보이는 천장. 이제 천장을 노려보고 있을 수밖에 없다. 또 옆을 볼 용기가 없었다.

하지만...... 보지 않을 용기도 없었다. 내가 보지 않는 동안 저 귀신이 뭘 할지도 모르는데 시선을 돌리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아니다. 그냥 악몽이었던 거야. 이제 없을 거야.

"흐윽......"

깨어나자마자 천장이 보이고 다시 흐려졌다. 눈물이 줄줄 난다.

이것은 악몽일까? 아직 꿈 속일까? 아니면 이제 끝난 건가? 꿈에서 깨어났는데...... 여전히 있으면 어쩌지?

"으극......"

잠에서 깰 때마다, 옆을 볼 때마다 그 눈은 점점 더 커져갔다.

처음 봤을 때도 큰 눈이라고 생각한 것이 더 커져 있었다.

아니다. 눈이 커진 게 아니다.

다가오고 있......어?

"흐으!"

어서 도망가야 한다. 살러달라고 소리라도 쳐야 한다.

하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몸을 움직일 수도 없다. 그저 옆을 볼 수 있게 머리만 옆으로 돌릴 수 있었다.

이제 귀신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이제 눈밖에 보이지 않게 됐다!

"끄으... 아악!"

거친 숨을 몰아쉬며 정신을 차려보니 귀신은 보이지 않았다.

"하아... 하아..."

아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방이 이렇게 어두웠구나...... 애초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웠구나......

어?

그럴 리가 없는데?

"......"

잠이 깼다. 무언가가 끝났다는 느낌, 몸은 자유롭게 움직이고, 방 안의 풍경도 잘 보인다.

귀신은 보이지 않는다.




트위터 @yujeong_writing님의 악몽을 수집하여 가공, 박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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