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어느 날 운전 중에 아주 무서운 일이 있었습니다. 그날은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진 12월의 금요일이었고, 나는 장거리 연애 중인 애인을 만나기 위해 운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퇴근이 늦어졌기 때문에 시간은 벌써 자정에 가까워져 도시를 벗어나니 도로에 차도 별로 없었습니다. 나는 피곤했지만 빨리 애인을 만나고 싶은 마음에 쉬지도 않고 달렸습니다. 얼마나 갔을까? 시계를 보니 벌써 새벽 1시 반이었고, 길도 직선에서 구불구불한 산길로 변했습니다. 다행히 주위에 차가 없어서 별다른 주의가 없이도 운전을 할 수 있었지만 어느 급커브를 돌았을 때 갑자기 라디오가 조용해졌습니다. 처음에는 산속이라서 전파가 끊긴 걸까 싶었는데, 작게 들리는 잡음에 희미하게 누군가의 목소리가 섞여 있었습니다. 그냥 전파 혼선인 ..
E씨는 어린 시절 작은 어촌에서 자랐다. 어느 날, 근처 바다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배가 전복되고 거기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실종돼서 근처 어부들도 고기잡이를 중단하고 바다를 수색했다. 하지만 결국 아무것도 찾지 못했고, 기적만 바라게 되었다. 사람들은 부두에 불을 피우고 누구라도 불빛을 보고 살아돌아오기를 기다렸다. 밤이 깊어지자 다음날 아침에 수색을 나가기 위해 사람들은 몇 명만 남고 집으로 돌아갔다. 아버지도 내 손을 잡고 집에 돌아갈 준비를 하셨다. 그때, 할머니 한 분이 "왔다!"라고 소리쳤다. 바다에 빠진 사람 중 한 명의 어머니였다. 모두 놀라 되돌아보니 제방 끝에서 찰팍 찰팍 물소리가 난다. 그 소리가 모닥불에 점점 다가오자 그 할머니는 "춥지? 불 좀 쬐라." 라고 무언가에 말을 걸었다...
후배 K가 모 편의점에서 심야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을 때의 이야기다. 그 편의점은 제법 큰 매장이었지만 입지가 나빠서 밤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K는 선배 아르바이트생과 함께 대기실에서 빈둥 거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날도 두 사람은 언제나처럼 대기실에서 과자를 먹거나 스마트폰을 하곤 했다. 손님도 오지 않고, 일이라고는 CCTV를 체크하는 정도였다. CCTV 모니터에는 카운터와 매장 내부 두 곳, 입구 쪽이 찍혀 있었다. 문득 K가 입구 쪽 잡지 코너에 손님이 있음을 눈치챘다. 마구 헝클어진 긴 머리가 허리까지 오는 여자였다. "이상하네. 입구 벨이 울렸던가?" 선배는 고개를 갸웃했지만, 못 들었거나 고장이라고 생각하고 말았다. 손님이 물건을 고르면 나가서 계산을 할 생각이었지만, 그 여..
세 명의 대학생이 담력 시험 삼아 귀신이 나오기로 유명한 동네의 폐가를 찾아갔다. 그중 한 명이 기왕이면 동영상으로 기록을 남기자고 했다. 그래서 한 명이 핸드폰으로 촬영하는 동안 나머지 두 사람은 기자 행세를 하면서 폐가로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유명한 폐가를 찾아왔습니다!" "무서운 곳이라 사람들이 잘 오지 않는 걸까요? 생각보다 깨끗하네요." "앗! 이것은 뭘까요? 아무래도 반지 같은데요? 이건...... 루비인가요?" 기자 역할을 하던 한 명이 거실 구석에 떨어져 있던 붉은 반지를 가져왔다. 갑작스러운 횡재에 세 사람은 기뻐했다. 그 외에는 딱히 심령 현상도 없었기 때문에 폐가를 나왔다. 물론 반지는 가지고 왔다. "반지까지 얻고~ 감사합니다~! 그럼 이만!" 폐가를 나온 세 사람은 자..
심령사진 마니아 여자가 친구에게 빌린 심령사진을 보았습니다. 잘 찍히지 않은 사진들이지만 그녀는 기뻐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사진만큼은 무엇이 찍힌 건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냥 강에서 찍은 사진일 뿐 귀신같은 것은 찍혀있지 않았습니다. 심령사진 중에는 설명을 들어야 겨우 알아볼 수 있는 것들도 있기 때문에 이 사진도 그런 종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그 친구에게 사진의 설명을 듣기 위해 친구를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친구 집으로 가는 길 중간의 강가에 사람들이 잔뜩 몰려 있는 겁니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강에서 시체가 떠올랐다고 합니다. 게다가 그 시체는 지금부터 찾아가려고 했던 친구였습니다. 그때 그녀는 깨달았습니다. 마지막 심령사진에 찍힌 강은 바로 이 강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진에는 억..
작은 극단에서 활약 중인 Y씨는 자주 여행을 간다. 이것은 혼자 동북의 한 도시에 갔다 첫날에 겪은 일이다. 성수기라 그런지 시내의 호텔은 모두 만원이었다. 몇 개나 되는 호텔을 찾다 어느 호텔에서 구관에 방이 하나 비었다고 했다. 그것은 새로 지운 신관과는 다른, 조금 낡은 건물이었다. 안내된 방에 들어갔을 때, Y씨는 좋은 않은 예감이 들었다. 왠지 공기가 무거운 느낌이었고, 알 수 없는 답답함이 있었다. 심령 체험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Y씨는 여행의 피로 탓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그날 밤. 쿵! 쿵! 쿵! 누군가 방문을 두드렸다. 잠에서 깬 Y씨가 "누구?"라며 나가보았다. 그런데 살며시 문을 열었을 때, 밖에는 아무도 없었다. 조금 오래되고, 조용한 복도만 쭉 이어져 있을 뿐이다. 어두운 ..
갑자기 선배가 말을 걸어왔다. "무서운 이야기 하나 해줄까?" 무서운 건 딱 질색이기에 급하게 "아니요. 괜찮아요."라고 했지만, 이미 이야기는 시작됐다. "얼마 전에 저 앞에 역에서 사고가 있었잖아." 이렇게 시작한 선배의 말에 따르면 3일 전에 사고를 눈앞에서 목격한 것 같다. 젊은 여자가 술에 취했는지 비틀비틀 선로 쪽으로 다가가고 그대로 추락한 것. 그때 옆에 있던 남자가 떨어지려는 여자의 팔을 잡았지만, 이러다 자신도 떨어질 거라 생각했는지 손을 놔버렸고, 결국 여자는 죽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아, 정말 싫다. 왜 이렇게 무서운 이야기를 해주는 걸까? 선배는 웃으며 "놓치고 싶지 않았었거든."이라고 말했다. 잘도 웃으면 말하네. "그런 이야기보다 선배가 더 무서워요."
큰 정육점에는 고기를 파는 곳뿐만이 아니라 가공, 포장까지 하는 곳이 함께 있는 곳이 간혹 있다. 카트에 팩 포장된 고기나 생선을 실어서 출입하기 때문에 안까지 본 적은 없지만 그 안에도 일하는 사람이 있겠지. 얼마 전에 근처 슈퍼에서 장을 보고 나오는데 정육점 문 앞에 2, 3명의 당황한 점원이 나와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죠?" "전부야.... 오늘 전부!" 무언가 심상치 않은 대화를 하면서 매장의 고기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뉴스에서 저품질 고기니 원산지를 속인 고기니 하는 얘기가 많던데 그건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구경하고 있으려니 구급차가 한 대 왔다. 한 점원이 구급 대원에서 뭔가를 설명하자 뒷문으로 돌아서 들어가는 것 같았다. 식중독 환자라도 나올 걸까?
형은 심한 결벽증을 가지고 있다. 항상 반짝반짝 청소가 되어 있지 않으면 안 된다. 나는 어느 쪽인가 하며 반대다. 쓰레기가 있든 어질러져 있든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그래서 같은 집에 살지만 서로 좀 어색하다. 어느 날, 화가 치민 형이 마침내 폭발했다. "적당히 좀 해야지! 매일매일 방을 더럽히기만 하고! 청소는 항상 내가 해주니까 편하지? 어차피 청소는 저절로 되니까 일부러 어지르는 건가? 이제 너 같이 더러운 놈은 질렸어! 그렇게 말하고 나가 버렸다. 굉장히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뭐야 그렇게까지 말하고......" 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나도 조금은 반성을 하고 있다. "이제 조금씩이라도 정리 정돈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 결심하고 일단 지금 지저분한 방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내가 초등학교 때, 아이들이 '거북이 아저씨'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매일 통학로 횡단보도에서 노란 깃발을 들고 서서 아이들이 안전하게 통할 할 수 있도록 해주는 녹색 어머니 같은 분이었다. 그 아저씨의 얼굴은 빰 아래가 통통하고, 눈이 작고 가늘며 언제나 웃는 얼굴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뒤에서 그 아저씨를 '거북이 아저씨'라고 불렀다. 어느 날 방과 후 친구 A와 B와 내가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A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어제 동네 S 공원에서 시체가 나왔대. 3년 전에 실종된 우리 학교 여학생이라고 하더라." 갑자기 그런 얘기를 들으니 나도 B도 깜짝 놀랐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흥미도 생겼다. "그 애 시체는 여기저기 엄청 썩어 있었는데 특히 얼굴이 심했대. 얼굴 피부 전체가 벗겨진..
이것은 친구 A의 경험담입니다. 재작년 가을. A는 회사 동료 4명과 놀러 가는 중이었습니다. 이것은 차를 타고 미에현으로 놀러 가는 도중에 일어난 이야기입니다. 남녀 4명이 와글와글 떠들면서 가고 있었습니다. 시가현과 미에현의 경계로 넘어갈 때 길이 둘로 나뉩니다. 한쪽은 좀 돌아서 가는 넓은 국도, 다른 한쪽은 좁은 샛길로 된 지름길. 상투적인 패턴이지만 4명 다 지름길을 택한 모양입니다. 어느 정도 차를 몰고 가니 터널이 하나 나왔다고 합니다. 운전하던 사람이 "이 터널 굉장히 기분 나쁘네." 라고 했습니다. 그 사람은 영감이 좀 있는 사람이라 평소에도 귀신을 볼 때가 좀 있다는 것 같습니다. 덧붙여서, 그때 좌석 배치는 영감이 있는 남자 동료가 운전석, 조수석에 A, 뒷좌석에는 남녀 한 명씩이었습..
이것은 동료가 산속의 현장에서 공사를 하고 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그날은 땅을 파고 있었기 때문에 동료는 혼자 굴삭기를 운전하고 있었습니다. 그 동료는 평소 시가지 도로 따위의 현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굴삭기를 돌릴 때 자주 백미러를 확인하는 버릇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몇 번인가 백미러를 보던 중에 무언가의 그림자가 보이는 것 같아 작업을 멈췄습니다. 혹시 산에 사는 사람이나 등산객이 현장에 들어온 것은 아닐까 했다고 합니다. 삑삑 경적을 울렸지만 백미러에 비친 그림자는 가만히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다시 경적을 울리고 다시 백미러를 보다 깨달았습니다. 아무리 집중해서 봐도 그 그림자의 형태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나중에 동료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온몸에서 연기 같은..
이것은 '사고 물건'에서 살고 있는 친구의 체험담이다. 입주 전에 들었던 설명으로는 전에 살던 사람이 연탄 자살을 했다는 모양이다. 도심에 있고, 욕실, 화장실을 포함한 6평의 원룸이다. 임대료는 월 3만 엔. 꽤 좋은 방이라 솔직히 부럽다. "뭐가 귀신같은 게 나오는 것 아냐?"라고 물어도 "딱히 그런 건 없어."라고 말한다. 단,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다고 했다. 최근 옆방에 거주자와 친해지고 함께 집에서 술을 한잔했는데, 집세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이웃이 어떤 반응을 할지 궁금해서 "우리방은 사고 물건이라 임대료가 3만 엔이다"라고 말했는데 놀라운 대답이 돌아왔다. "어? 우리 집도 그런데." 알고 보니 이웃집도 사고 물건이고 임대료가 3만 엔이었다. 서로 처음 듣는 이야기라 어리둥절했다. 신..
1. 주운 돈 길가에서 오백 엔짜리 동전이 가득 들어있는 가방을 주웠다. 그런데 동전을 살펴보니 연도가 내년으로 되어 있었다. 가짜인가 싶었지만 은행에 가져가서 입금해보니 문제없이 입금되었다. 하지만 입금 날짜는 또 내년으로 되어있다. 그리고 입금 내용에는 "부조"라고 인쇄되어 있었다. 2. 이동 어제는 바다로 발을 옮겼다. 오늘은 산으로 발을 옮겼다. 내일은 또 어디로 가지? 사실 어제부터 꽤 고민이었다. 뻣뻣해서 잘 움직이지 않는 허리를 들고일어나는데 전화가 울렸다. 무거운 가슴이 느껴진다. 이건 내일 친구에게 해결해달라고 해야겠다.
1. 파칭코 구슬 파칭코 가게가 너무 시끄러워서 구슬을 귀마개 삼아 귀에 끼웠다. 그런데 이게 빠지지 않는 게 아닌가. 면봉이든 뭐든 써서 빼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지인이 근무하는 기업 연구실에 강력한 전자석이 있다는 말을 듣고 방문했다. "금방 빠질 테니까 걱정 마." 전자석에 오른쪽 귀를 붙이고 스위치를 올렸다. 전자석은 매우 강력하고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 후 엄청난 소음이 연구실에 울려 퍼졌다. 2. 심령스팟 친구와 폐병원에서 담력 시험을 했다. 병원을 나온 후 친구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나에게는 친구의 허리 근처에 매달린 소녀의 귀신이 보이고 있었다. 나는 두려움에 뭐라 말하지 못하고, 아무것도 안 보이는 척 집으로 돌아왔다. 역시 그 병원에 쌍둥이 귀신이 있다는..